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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버릴까 두려워 새기기 시작했는데 기록되었다는 사실에 안심한 나머지 잊어버리지는 않았는지.
울리지 않는 종이 아름답지 않다고 누가 함부로 말할 수 있을까. 홀로 앉은 여인의 귀에는 무슨 소리가 들려오고 있을지.
눈을 감았다 뜨면 사라져버릴듯, 풍경이 애닲게 저물어간다. 둔치에 앉아 오래도록 자리를 뜨지 못하는 일에 대한 변명은 이런 것이다.
이 길을 따라 쭉 걷고 있으니 나도 물들어버릴 것만 같아.
건너 오는 것이 먼저일지, 건너 가는 것이 먼저일지. 건너는 일을 잠시 미루고 그만 자리에 주저앉아 버린다.
지저귐이 사라져 모두 어디갔나 했더니 이런 곳에 모여 있었네.
두 개의 호기심이 렌즈에서 맞닿고 있다. 서로가 궁금한, 그래서 두근거리는 첫 만남.
셀 수도 없을 만큼 오랜 세월 동안 불 위에서 달구어진 뚝배기 안에 고인 맛깔나는 국물이 어느새 입안에도 가득 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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