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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풍경도 단청을 올린다. 사람의 사찰과 자연의 사찰을 함께 볼 수 있는 기쁨.
여행길에 만난 구름도 꽤나 고마운 구석이 있다. 흐려진 바다와 스며나온 햇살이 함께 그려낸 은파.
같은 가마에서 같은 온도의 불을 쬐었을 터인데 빛깔이며 재질, 무엇 하나 닮은 것이 없다.
하얀 길 위에 붉은 낙엽 하나 묻어있지 않아. 벌써 누군가 다녀간 걸까.
낯선 지표들 앞에 망설여본다. 어느 꼭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해야 잊히지 않을 기억을 얻을 수 있을까.
피어나기 위해서는 꽃잎 하나하나 고루 신경을 써야 한다. 어느 하나라도 접혀서는 안 될 것. 어느 하나라도 돋보여선 안 될 것.
화려하게 장식하고 귀하게 모셔야 진심인 것은 아니다. 자그맣게 밝혀진 귀퉁이가 아름답다.
바람이 분다. 그보다 한 박자 늦게 바람개비가 돌아간다. 마치 너와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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