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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다보지 않은 채, 그림자의 주인을 상상해 본다. 저토록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것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낯선 이름과 낯선 풍경이 오래도록 한 자리에 머물러 있을 때가 있다. 그를 받아들여야 함은 내 스스로 '아름답다'는 말을 내비칠 때.
가로지르는 이들을 굽어보는 것들.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조심스러워 진다.
오랜 시간의 기다림 끝에 낚아 올리는 것은 늘 생각지도 못한 것. 그러니 미끼는 중요치 않다.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이지만 모두 사라지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
따사로운 햇살 아래 풀밭에 몸을 웅크리고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오리는 입을 꾹 다문 채 눈만 꿈뻑인다.
이 커다란 굴을 어찌 곡괭이만으로 뚫었을까. 아픔을 나누지 못하는 아픔이 아득하다.
이곳을 지나는 것은 사람 뿐만이 아니다. 눈을 크게 뜨고 들여다 보라. 몇 개의 길을 찾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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