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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사이로 비쳐든 햇살에 눈이 시리다. 비쳐드는 것이 어찌 이리 선명할 수 있는지.
제일 가까운 돌다리가 어디쯤 있는지 가늠하듯 정작 헤엄칠 수 있는 다릴 가졌음에도 깃털이 젖는 것을 두려워하듯.
물 위로 솟은 저 가지보다 물 밑에 잠긴 뿌리를 걱정한다. 싱그러운 잎을 지녔음에도 썩어갈 뿌리를 생각한다.
고개를 숙이고서 종종 걸음으로 지면을 훑는다. 떨어뜨린 무언가를 찾는 걸까.
눈이 부신 것이 단지 빛깔 때문이랴. 숨을 죽여 다가 서는 걸음이 조심스럽다.
미끄러져 내려갈까, 솟구쳐 올라올까. 틈새에서 만났음에도 막막한 마음.
발자국은 그 자체로도 살아 숨쉬는 것 같다. 호흡을 하는 그 순간 그대로 멈춰버린 것 같다.
둘러앉은 풍경의 무엇을 기대하며 의자를 늘어놓았을까. 여전히 빈 터, 그곳이 채워질 날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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